자유게시판약사여래 근본도량, 민족의 영산 팔공총림 동화사

양진암 스님들 감사합니다.

정법수 | 2023.04.05 14:36 | 조회 224

 어제는 너무 감사 했습니다.

 양진암 비구니 스님들!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터 잡고 사셨던 팔공산 아래 능성동 어렸을 때는 방학이면 지내고 왔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가득한 곳이 팔공산입니다. 성인이 되어서 참 세상살이 힘들고 어렵다 울며불며 오른 것이 갓바위 부처님 앞이었고, 또한 살다가 살다가 힘들어 엉어리진 가슴을 안고 울며불며 찾았던 곳.
언제 가도 우리 할매, 할배같이 그저 암말 없이 품어 주는 푸근한 곳이 팔공산 동화사였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달에 한 번은 동화사에 갑니다. 동화사 부처님께 삼배하고 공양물을 올리고
산신각, 칠성각, 영산각을 들러 염불암에 갔습니다. 매번 염불암에 갈 때 마다 염불봉을 바라보며
꼭 한번은 염불봉에 올라가야지 하고 다짐을 하곤했지요.  그러던 차에 지인이 동행을 하겠다고 해서
염불봉 산행을 했습니다. 하산하는데, 그만 염불암 쪽으로 빠져 나오지 못하고 계속 내려 오다 길을 잃어 버렸습니다. 핸드폰은 먹통이 되어 길찾기도 되지 않았고 완전 기진맥진 했습니다. 발을 헛딧어 비탈에 구르고 참 난감했습니다. 온몸이 흙투성이 사람들의 몰골이 아니었습니다. 염불암에서 염불봉가는 길은 그다지 길지가 않았거든요. 그러다가 암자 한 곳이 보였습니다. 첨에는 염불암인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비탈길을 미끌어져 내려 갔는데, 염불암이 아니였습니다.

 오후 5시가 다 되어 가는데 이 곳이 어딘지는 몰랐습니다. 암자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너무 기진해서 더는 걸을 힘이 없었습니다. 이곳저곳 사람을 찾았는데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리가 후들거려 더는 걸을 수 없었고 방향 감각도 완전히 잃어 버렸습니다. 암자 입구에 '양진암(養眞庵)'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양진암 종무소에 전화를 했습니다. 자초지종을 말씀 드리고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노스님이 전화를 받으시고 일부러 나와서 손을 흔들어 주셨습니다. 우리가 탈진 직전에 와 있으니 차를 두고 온 염불암까지 차로 데리다 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드렸는데, 처사님과 여러분이 휴가를 가 스님이 아무도 안 계신다고 해서 대책없어 눈 앞이 캄캄했어요, 곧 날이 저물텐데, 어떻게 이 상태로 염불암까지 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천근만근같은 몸으로 어떻게 갈까. 차라리 이 자리에서 노숙이라고 해야하나 생각을 할때. 그 때 마침 비구니 스님들이 외출하실 거라면서 도와 주셨습니다. 이 날에 노보살 한 분이 다리가 아파 못 걸어시겠다고 스님이 차로 동화사까지 태워 주셨답니다. 

 염불암까지 험한 길을 운전해 가면서 두 분의 스님께서 길 상태가 좋지 않으니 운전할 때에 어떻게 해야하는지 상세히 일러 주셨습니다. 그리고 팔공산은 만만한 산은 아니다. 산행에서 길을 잃을 때는 개울만 따라 내려오라고 당부당부 하셨습니다.

너무 고맙고 죄송해서 염불암 입구에 내려 기어 차 있는 곳에 와서 차를 타고 내려 오는데 
스님들의 차가 보였습니다. 스님들의 약속 시간이 바쁘실텐데.......

 걱정이 되셨던지 저희 차를 기다리며 차를 세우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저희 차를 뒤따라 오시면서
동행해 주셨습니다. 꼭 돌아가신 우리 할매, 할배들을 만난 듯이 너무 따뜻하고 감사했습니다.

'제도중생(濟度衆生)'은 우리 처럼 무지하고 미혹(迷惑)의 고해(苦海)로부터 건져 주는 것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비구니 스님으로 화한 세 분의 부처님을 만났구나. 부처님의 가피(加被)었구나. 양진 養 길를 양, 眞 참진, 養眞 참된 진리를 길르는 곳. 암자 이름처럼.

 백중기도 막제 때 머리 파르라니 깍으시고 가사 장삼 곱게 차려 입으시고 하안거 끝에 법당에 모여 앉아 합장하시며 법회를 참석하였던 우리 동화사 비구니 스님들을 그저 눈으로 수십년 뵙기만 했고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에 귀의하니 그 분을 앞에서 저는 어려워 몸 둘 바를 몰랐거든요.

스님들! 
저희는 다시 한번 더 합장하며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정법수(正法修) 올림.
                                                           *저의 불명(佛名)은 동화사 스님들이 지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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