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팔공산 중앙봉의 정상 가까운 절벽에 새겨진 거대한 크기의 마애약사불상이다. 민머리 위에는 상투 모양의 머리묶음이 큼직하며, 탄력 있고 우아한 얼굴은 이목구비가 세련되고 단아하다. 둥근 어깨는 탄력이 있으며, 허리는 잘록하게 표현되었다. 무릎에서 밖으로 내려뜨린 오른손과 무릎 위에 얹어 약 그릇을 들고 있는 왼손의 세련성 등은 이상적인 사실주의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왼쪽 어깨를 감싼 옷은 몸의 굴곡이 드러날 정도로 얇은 편인데 옷주름은 자연스럽고도 규칙적이며, 가슴에서 옷깃이 한번 뒤집히는 등 8세기 불상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법의는 우견편단으로 옷자락이 왼쪽 팔을 거쳐 발목까지 흘러내린다. 왼손은 자연스럽게 무릎 위에 얹어 약합의 지물을 잡고 오른손은 무릎에서 밖으로 내려뜨렸는데 손가락 마디의 표현이 뚜렷하다. 광배(光背)는 불꽃이 타오르는 모습으로, 두광과 심광이 표현되어 있으며 연꽃무늬와 당초무늬를 정교하게 새겨 넣었다. 대좌(臺座)는 위와 아래를 향하고 있는 연꽃잎을 새겼으며, 이들을 받치고 있는 용 두 마리가 표현되어 있어 화려한 모습이다. 연화좌에 용을 조각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 마애불이다. 이와 같은 마애불은 병고에 허덕이는 수많은 중생들의 돈독한 믿음을 받았던 약사불로 어깨와 가슴이 탄력 있고 당당하며 균형 잡힌 몸매, 규칙적인 옷 주름으로 보아 우아하고 화려한 사실주의 양식의 작품으로 통일신라시대에 만든 작품으로 추정된다.